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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집_여행6

2021년 여름, 경주 1 8월 중순 여름휴가 3일 중 첫날, 경주로 떠날 채비를 한다. 코로나로 인해, 천안에서 경주로 가는 직행 버스노선이 사라졌다. 대신 천안에서 기차를 타고 동대구역에 도착한 후, 경주 방면 기차로 환승해야 한다. 오후 1시, 동대구역을 가기 위해 천안역에서 기차에 오른다. 이제야 휴가가 시작됐다고 실감이 난다. 동대구역에서 경주방향으로 출발하는 무궁화호는 객실 칸이 3량이다. 비인기 노선이라 그런지, 배차간격도 길고 타는 사람도 20명 남짓이다. 1시간 조금 넘게 터덜터덜 리듬을 타는 기차에 몸을 실으니 고향에 돌아가는 기분이다. 경주역에 내렸다. 기억 속에 있는 익숙한 풍경이 나를 반긴다. 넓은 광장, 맞은편에 보이는 윗 시장과 은행, 역전은 변한 것 없이 그대로다. 익숙한 길을 따라 은행 뒷골목으로 들.. 2021. 10. 1.
77일간의 남아메리카 일주 여행_준비&계획 태어나서 남미에 갈일이 얼마나 있을까? 한번 있을까 말까 싶다. 남미를 처음 꿈 꾸게 된 건 플랜코리아에서 후원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다. 2010년 여름, 짝사랑하는 한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의 친구가 플랜코리아에서 한 해외 아동을 결연 후원하고 있었다. 부유한 나라에서 태어나 지구시민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해 내는 듯 보였다. 2011년 여름, 큰 결심 끝에 나도 동참하게 되었다. 나의 아이는 볼리비아 북부 시골마을에 살고 있다. 이때 처음 볼리비아를 알게 되었다. 나와는 한치도 관련이 없는 미지의 나라, 죽기 전에 한 번쯤은 가보려나 싶은 막연한 생각만 남았다. 시간이 흘러 20대 중반의 어느 날, 볼리비아를 검색하던 중 우연히 우유니 소금사막 여행기를 보았다. 해발 4000미터에 위치한 소금사막, .. 2021. 3. 31.
뉴욕, 첫 해외여행 3 Day 7 part 2 지하철이랑은 무언가 다를 거라 기대했지만, 예상은 그대로 빗나갔다. 더럽고 낡았으며 냄새가 난다. 전철은 출발하자마자 이내 지하로 스며든다. 2편은 여기서! 2021.03.01 - [Travel/2015 in US] - 뉴욕, 첫 해외여행 2 점심을 먹기 위해 50st에서 내려 Hope 조형물이 있는 곳까지 걸어간다. 유명한 곳이라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스트릿 푸드 중에선 할랄가이즈가 제일 인기가 많다고 하더니, 그 가게만 줄이 있었다. 15분 정도 기다리니 내 차례가 되었고, 치킨비프콤보를 주문했다. 손바닥 2개 크기만 한 알루미늄 그릇에 길쭉한 쌀, 자잘하게 썬 양파와 양상추를 얹고 그 위로 고기를 수북이 쌓는다. 며칠 동안 계속 먹었던 햄버거와는 엄청 비교가 되었다. 이 음.. 2021. 3. 14.
야간 산행을 다녀와서(2020.11월) 야간산행을 결심하게 된 것은 인터넷에서 한 글을 본 후였다. 더보기 자살하려고 지리산에 오른 청년 한 청년은 힘들고 우울한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여 자살하기로 결심했다. 지리산에서 뛰어내려 죽기로 마음먹고, 서울에서 야간 버스를 탔다. 버스는 등산객들로 만원이었다. 새벽 3시, 버스에서 내리고 혼자 남았다. 전재산은 2만 원뿐이었고 자살할 생각이었기에 아무것도 챙기지 않은 채,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얕은 곳에서 죽으면 쉽게 발견될 테니 깊은 곳에서 죽을 생각이었다. 새벽 산은 온통 까맸으며 발밑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무작정 걷다 보니, 뒤에 어떤 노부부가 따라 올라오고 있었다. 맞닥뜨렸을 때, 학생이 새벽이 랜턴도 없이 여길 어떻게 오르냐며 들고 있던 랜턴을 청년에게 건네주었다. 청년은 이 호의.. 2021. 3. 5.
뉴욕, 첫 해외여행 2 세계의 수도인 뉴욕에서 현지인들은 어떻게 살까? 아침엔 베이글과 커피를 들고 출근하며, 점심에는 직장 근처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고, 저녁에는 친구와 재즈바에서 맥주 한잔 기울이는... 그런 순간이 있지 않을까 상상했었다. 내게 주어진 자유시간만큼은 현지인의 시선으로 뉴욕을 겪어보기 위해 4가지 계획을 세웠다. 1편은 여기서! 2021/03/01 - [Travel/2015 in US] - 뉴욕, 첫 해외여행 1 Day 6 West 110st에 있는 Larry's Freewheeling에서 39불 내고 자전거를 8시간 빌렸다. 먼저 몸을 풀 겸, 가볍게 센트럴파크 한 바퀴 돌았다. 기록을 재니, 대략 10km 정도 된다. 지도로 보았을 때, 크다고 생각은 했지만 공원은 상상 이상으로 정말 컸으며 다양한 모습.. 2021. 3. 1.
뉴욕, 첫 해외여행 1 2015.06.15~23 미국, 뉴욕 25살에 처음 국제선 비행기를 탔다. 10대, 20대 초반에 이미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나는 늦은 편이었다. 처음 떠남에도 불구하고 지구 반대편으로 갈 수 있었던 이유는 학교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우리 학교 글로벌 학부는 등록금을 매 학기 30만 원 정도 더 낸다. 그 돈은 3학년 여름방학 때, 해외연수를 위한 비용으로 사용된다. Day 1 처음 타본 국제선 항공기는 나에게 온갖 신기한 것 투성이었다. 술과 음료, 간식은 요청할 때마다 무료로 제공되었고 기내식 또한 퀄리티가 남달랐다. 1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는 것은 재밌기도 했지만, 꽤 고역이었다. 영화를 보고, 잠을 자고, 책을 한 권 다 보더라도 남은 시간은 한참이었으며, 때 되면 식사와 음.. 2021.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