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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7 South America

77일간의 남아메리카 일주 여행_준비&계획

by 두번째 집 2021. 3. 31.

태어나서 남미에 갈일이 얼마나 있을까? 한번 있을까 말까 싶다. 남미를 처음 꿈 꾸게 된 건 플랜코리아에서 후원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다. 2010년 여름, 짝사랑하는 한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의 친구가 플랜코리아에서 한 해외 아동을 결연 후원하고 있었다. 부유한 나라에서 태어나 지구시민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해 내는 듯 보였다. 2011년 여름, 큰 결심 끝에 나도 동참하게 되었다. 나의 아이는 볼리비아 북부 시골마을에 살고 있다. 이때 처음 볼리비아를 알게 되었다. 나와는 한치도 관련이 없는 미지의 나라, 죽기 전에 한 번쯤은 가보려나 싶은 막연한 생각만 남았다.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시간이 흘러 20대 중반의 어느 날, 볼리비아를 검색하던 중 우연히 우유니 소금사막 여행기를 보았다. 해발 4000미터에 위치한 소금사막, 물로 가득 찬 그곳은 하늘의 풍경을 그대로 반영해 놓았고 비현실적인 풍경은 나를 매료시켰다.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2016년 9월,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복학하기엔 이미 늦었기에 1년의 여유시간이 내게 주어졌다. 20대 후반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지금만큼 남미를 다녀올 적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2017년 5월 출발을 목표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준비할게 많았다. 미국이나 호주처럼 편리한 시스템이 아닌 불편함의 연속인 곳이다. 결심을 했지만 남미의 현실 경험담은 항상 걱정을 수반한다. 교보문고에서 일을 하며 돈을 모았고, 남는 시간 동안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일정을 짰다.

2016년 12월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원월드 세계일주 항공권으로 전 세계 중간중간 돌다 올지 남미에만 시간을 쏟을지 고민을 했으나, 전자는 시간과 돈이 많이 들었다. 적당한 시간과 비용을 할애해서 남미만 집중적으로 돌고 오기로 계획했다. 남미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보통 시계방향과 반시계 방향 루트를 고려한다. 시계방향은 보통 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볼리비아-페루-에콰도르-콜롬비아, 반시계 방향은 페루-볼리비아-칠레-아르헨티나-브라질 순이다. 여행루트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나, 남미에 가려면 편도로만 25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야 한다.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므로, 이왕이면 한번 갈 때 최대한  많이 돌아보고 싶은 것이 우리들의 심리일 것이다. 돈이 많다면 도시마다 비행기를 타며 편하게 이동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만, 보통의 여행객은 그렇지 않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버스를 탄다. 그렇기에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나의 경우, 조금 특이했다.
1. 브라질은 치안 문제 때문에 일정에서 제외했다. 그보다도 내가 가고 싶은 장소들과 너무 멀었다.
2. 후원 아동과 만남 날짜가 정해져 있기에 페루에 도착한 후, 무조건 볼리비아로 향해야 했다.
3. 콜롬비아(살사 강습)와 에콰
도르(바뇨스 트레킹)는 꼭 가고 싶다.

볼리비아 일정 이후, 여행 상황에 따라 에콰도르로 올라가는 비행기는 따로 타기로 하고 인천발-영국 경유-페루 입국 / 콜롬비아 출발-스페인 경유-한국 도착으로 결정했다.

6월이 점점 다가온다. 여행가방도 장거리에 맞게 수선하고 트레킹 신발도 샀다. 준비가 거의 끝나가는데... 출발하기 삼 일 전부터 문득 떠나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 두려워서 그렇다. 걱정이 된다. 치안도 안 좋고 혼자 큰 배낭을 메고 다니니 위험한 일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 걱정이 걱정을 낳으니 생각이 끝이 없다. 출발하기 전날, 영등포에서 머리를 드레드락으로 땋으며 마음을 다잡는다.

6월 2일 오전 10시 반, 런던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장정 8개월간의 준비 끝에 진짜 떠난다. 이제 돌이킬 수 없다. 

 

여행루트 (10개국 25 도시) 2017.06.02 ~ 2017.08.17

영국 런던 - 미국 마이애미 - 쿠바 아바나 - 마이애미 - 페루(리마-이카-아레키파-쿠스코) - 볼리비아(코파카바나-라파즈(플랜코리아후원아동방문)-수크레-우유니(2박3일투어)-비아손) -아르헨티나(라뀌아까-살타-멘도사) - 칠레 산티아고 - 에콰도르(키토-바뇨스-키토) - 콜롬비아(깔리-쌀쌀-살렌토-보고타) - 스페인(마드리드-세비야-톨레도-마드리드) - 한국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