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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경주 Second home3

2021년 여름, 경주 2 경주를 생각하면 그저 그런 보통의 시골이라고 단정 짓기 쉽다. 하지만 경주는 시골 치고 사람이 모일만한 구색을 잘 갖추고 있다. 울산과 포항이 인접해 공업단지가 많으며, 대구와 부산을 1시간이면 오갈 수 있기에 접근성이 좋다. 옛 신라의 수도답게 시내 곳곳에 즐비한 유적들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며, 관광단지에는 고급 호텔이 많다. 위의 장점들만 보면 경주는 크게 발전하기 충분한데, 시내는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높은 건물은 찾아볼 수 없다. 새로 건물을 짓기 위해 땅을 파면 유물들이 나오니, 개발하기 좋은 땅은 기존에 지어진 건물들이 있는 자리뿐이라는 말도 있다.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은 변함없는 도심이 답답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런 모습들이 좋다. 경주에는 놀이공원이 하나 있다. 놀이터 같은 곳이 .. 2021. 10. 12.
2021년 여름, 경주 1 8월 중순 여름휴가 3일 중 첫날, 경주로 떠날 채비를 한다. 코로나로 인해, 천안에서 경주로 가는 직행 버스노선이 사라졌다. 대신 천안에서 기차를 타고 동대구역에 도착한 후, 경주 방면 기차로 환승해야 한다. 오후 1시, 동대구역을 가기 위해 천안역에서 기차에 오른다. 이제야 휴가가 시작됐다고 실감이 난다. 동대구역에서 경주방향으로 출발하는 무궁화호는 객실 칸이 3량이다. 비인기 노선이라 그런지, 배차간격도 길고 타는 사람도 20명 남짓이다. 1시간 조금 넘게 터덜터덜 리듬을 타는 기차에 몸을 실으니 고향에 돌아가는 기분이다. 경주역에 내렸다. 기억 속에 있는 익숙한 풍경이 나를 반긴다. 넓은 광장, 맞은편에 보이는 윗 시장과 은행, 역전은 변한 것 없이 그대로다. 익숙한 길을 따라 은행 뒷골목으로 들.. 2021. 10. 1.
경주, 마음의 고향 사진으로만 보아도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 있다. 경주는 나에게 그런 곳이다. 모두들 그렇겠지만, 경주를 처음 접한건 고등학교 1학년 수학여행 때 였다. 그때는 주변 어느것보다 친구들과 재밌게 노는것을 좋아했다. 경주의 유적지 이곳 저곳을 들려도 대충 둘러보거나, 버스 주변에서 친구들이랑 놀기 일쑤였다. 2박3일동안 친구들과 논 기억밖에 없으니, 나에게 경주는 지루한 곳 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놀기 좋아하던 내가, 사진을 취미로 즐기면서부터 점점 정적인 분위기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24살 여름, 내일로여행을 떠났다. 어렸을 때 갔었던 경주가 생각났다. 하루쯤 경유하면 좋을듯 해서 계획없이 숙소만 잡아놓았다. 느지막한 오후, 부산을 지나 경주역에 도착했고 봉황대 근처 게스트하우스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시내는 .. 2021.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