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 collection/Music

김진호 - 안개꽃

두번째 집 2021. 4. 17. 08:43

기분이 멜랑콜리할때면, 김진호 1집을 찾곤 한다. 수록곡 모두 주옥같지만, 그 중에서 안개꽃은 특히 유별나다. 이 노래는 김진호가 SG워너비 멤버 故채동하를 생각하며 쓴 곡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세상에서 넘 흐릿하고 존재감이 없다며 자살을 선택하는 안타까운 모습에서 이 안개꽃을 떠올렸다고 한다. 김진호의 심정이 어땠는지 가사에 잘 나타나있다.

 

"내 모습은 안개꽃처럼 흐릿하지만 아름다운 결실. 너라는 꽃 위에 뿌려 놓으면 그제서야 빛이 날지 모르지"

 

안개꽃은 가지가지 피며 주변을 돋보인다. 피어내기 위해 한 세월을 인내했기에, 비록 작을 지라도 그 꽃 또한 결실이다. 장미 꽃만 모여있다면, 어느 누가 장미가 돋보인다고 할수 있는가. 안개꽃과 함께 할때, 그제야 장미는 진정 돋보일 수 있다. 안개 꽃 또한 장미가 옆에 있어야 안정되어 보인다. 우리네 인생도 이 사람 저사람의 결실이 모여 함께 있을 때, 진정 아름다워질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취업의 문은 더욱 좁아졌고, 부의 양극화로 인해 청년세대의 좌절감이 극대화된 요즘 시대에, 마음 한켠에 위안을 준다.

 

아무것도 가진것 없이 지나 버린 나의 인생은

그저 이렇게 나 혼자 남긴 채 외로움만 나의 손에 쥐어주고

누군가를 찾는 걸 손사래 치게 하고 결국에는 모든 것을 놓게 만들어

하지만 나 이렇게 무너질수 없는건 내가슴 아직 뛰고 있기에

나의 마음 녹슬지 않게 찾아오는 아픔이기에

다시 이렇게 나는 또 부딪혀 살아감을 돌아보게 되겠지

내 모습은 안개꽃처럼 흐릿하지만 아름다운 결실

너라는 꽃 위에 뿌려 놓으면 그제서야 빛이 날지 모르지

 

누군가를 찾는 걸 손사래 치게 하고 결국에는 모든 것을 놓게 만들어

하지만 나 이렇게 무너질 수 없는 건 내 가슴 속에 네가 있기에

나의 마음 녹슬지 않게 찾아오는 아픔이기에

다시 이렇게 나는 또 부딪혀 살아감을 돌아보게 되겠지

내 모습은 안개꽃처럼 흐릿하지만 아름다운 결실

너라는 꽃 위에 뿌려 놓으면 그제서야 빛이 날지 모르지

너를 위한 나의 운명일지도

 

 

안개꽃도 눈에 뛰진 않지만 꽃을 피워내며 그 꽃 역시 결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하고 자신은 피지 못하는 흐릿함이라고 단정짓는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이미 피어있다. 그리고 안개꽃은 수많은 것들을 더 돋보이게 해주며 안정감을 준다. 한 사람의 존재가 피어났기에 세상은 안정감을 찾는다. 안개꽃 속에 장미는 더 아름답고 돋보인다. 장미 한송이는 외롭지만 우린 무의식적으로 장미 한송이보다 그 주위를 더 채우고 싶어한다. 안개꽃 역시 풍성하게 어울려야 그 느낌이 더해지듯 사람들 하나하나의 작은 결실들도 함께 어우러진다면 더 의미있다. sg워너비는 작은 결실인 세사람이 함께 뭉쳐 노래로 만든 안개꽃을 사람들에게 전해주었고 사람들은 장미가 되어 우리의 목소리에 존재 의미를 주었다. 우리 멤버 동하형을 떠나보냈다. 안개꽃 하나는 겉으로 보기엔 시들었지만 목소리라는 결실로 이 세월을 함께할 것이다. 그 아픈 날들에 써내려간 곡이다. 그 작은 결실들이 모여서 가능했던 날들 우린 안개꽃을 장미보다 더 아름답게 바라봐야 하는건지도 모른다.   - 김진호